낯설던 이름의 도시들,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곳은 사진보다 훨씬 더 따뜻했고, 사람들의 미소는 생각보다 깊었습니다.
무엇보다, 처음엔 어색했던 동행자들이 하루하루 함께 걷고 웃으며 어느새 '우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여행은 장소보다 사람, 그리고 마음에 남는 감정들이 더 큰 풍경임을 배운 여정이었습니다.
사람과 함께해서 완성된 여행
여행을 시작한 첫날, 공항에서 마주한 얼굴들은 모두 낯설었습니다.
서로 말을 아끼고,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시작된 여정.
하지만 같은 버스를 타고, 같은 숙소에 머물고,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건 마음을 자연스럽게 열게 만들었습니다.
스페인의 석양에 빛나는 아름다운 성당에서, 포르투갈의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가에서
우리는 같은 장면을 바라보며 동시에 감탄했고, 같은 음식에 웃고, 한잔의 와인에 마음을 열었습니다.
혼자였다면 혼잣말로 넘겼을 감정들이, 함께일 때는 이야기가 되었고, 추억이 되었습니다.
낯선 이들이 친구가 되어가던 그 과정은
아름다운 성당이나 풍경만큼 행복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는 차 안,
창밖을 보는 눈빛과 서로의 눈빛엔 같은 아쉬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함께해서 가능했던 따뜻한 여행.
그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현지인과의 교류가 준 잊지 못할 장면들
스페인 사람들은 정말 다정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 물어보면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기다려줬고, 웃어줬고, 어떻게든 알아들으려 애써줬습니다.
말보다 중요한 건 마음이라는 걸 실감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포르투갈의 어느 작은 카페에서
종업원이 어디서 왔는지 물어봤고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반가워하며
“아, 손흥민! BTS!”를 외쳤을 땐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낯선 나라에서 들려온 익숙한 이름,
그 짧은 순간에 우리는 가까워졌고, 마음이 통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첫 방문지였던 스페인의 몬세라트 수도원에서 작은 수레에 스페인 치즈를 팔던 아저씨께서 한국말을 하며 “맛있어요. 한국에서는 못 먹어요.”라고 말했던 일이었습니다.
소통하려는 그들의 작은 배려는 언어가 아닌 감정으로 전해졌고,
낯선 여행지에서 웃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을 무너뜨린 건,
그들의 따뜻한 눈빛과, 말투, 그리고 마음을 다한 친절이었습니다.

시차보다 더 강했던 풍경의 힘
처음 도착한 날, 몸은 분명 지쳐 있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어지럽고, 낮과 밤이 바뀐 시간에 정신이 몽롱했죠.
하지만 그 상태로 맞이한 바르셀로나의 거리,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햇살 가득한 골목이 피곤함을 잊게 했습니다.
세비야의 저녁은, 말 그대로 황금빛이었습니다.
해가 지며 도시 전체가 주황빛으로 물들었고,
그 풍경은 그림이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리스를 걷다 음악이 들려오면,
어디선가 그리움이 스며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포르투의 해 질 녘,
바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마시며 바라본 풍경은
여행 전 상상했던 모든 것보다 아름다웠습니다.
스페인의 모든 길과 성당은 마치 다른 시간 속을 걷는 듯했고,
그 앞에서는 시차도, 피로도, 그 어떤 고생도 모두 무의미해졌습니다.
여행은 결국,
눈으로 보는 것보다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더 크다는 걸 이번 여행에서에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남는 여행


이번 여행은 마음이 움직이고, 사람이 중심이 되었던 여정이었습니다.
함께한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감,
낯선 현지인들과의 소중한 교류,
그리고 자연이 선물한 눈부신 풍경들.
그 모든 것이 모여
나를 변화시키고, 위로하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이제 지명 그 이상입니다.
그곳엔 내가 머물렀던 순간들,
함께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긴 여정을 같이 해준 소중한 나의 혈육보다 더 나를 챙겨준 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언니 덕분에 여행이 더 즐거웠으며 다시 20대로 돌아간듯한 맘이었습니다.
7박 9일간 까르르 웃고, 떠들었던 모든 순간들이 감사합니다.
그곳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그곳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곳에서의 내가, 같이한 사람들이 참 좋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곳에 내가 또 있기를 바래봅니다.